2013/01/02 20:16

대한민국 법통 Letters from me

며칠 전 아버지와 통화하다가 대선 문제로 서로 언성을 높였다. 먼저 시비를 건 쪽은 아버지였고 역시 그네 누님을 얘기하다가 다시 박통으로 불똥이 튀었다. 박통의 친일행적을 얘기하다가 아버지는 지나가는 투로 한 말씀 하셨다. "당시 친일 안 한 사람이 어디 있냐. 먹고 살려면 다 친일해야 했다."

나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박통에 대한 친일 비판은 당시를 살던 대부분의 민초에 대한 비판과 맞물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닿았다. 어쩌면 일제 강점기 당시, 독립 운동을 하진 못할지언정, 자의든 타의든 창씨를 개명하고 일제의 강압에 순응했던 대부분의 민초들은 자신들의 자화상과 죄의식을 박정희에게 투영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박정희의 정치적 성공과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은 일제에 저항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과거에 대한 일종의 대리 만족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박정희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비판은 그리하여 자신들의 상처를 들쑤시는 일이 된다.

이런 민초들의 보상 심리에 편승해 (지금도 서슬퍼렇게 살아있는) 자발적 친일파들은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 줄기차게 외친다.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고 기회주의자 이승만을 초대 대통령으로 하는 건국절을 기어이 만들었다. 김구는 테러리스트로 정의되고, 독립 운동의 역사는 세대가 흐르면서 물타기가 되었고, 결국 을사오적의 후손들이 어떻게 부와 천수를 누리며 살아가는지는 관심조차 없게 되었다. 친일의 대부인 방응모의 조선일보가 아직도 대한민국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고, 정치권과 여론을 농락하고 있다.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 나라는 결국, 과거가 어떻든 앞으로 경제적으로(!) 잘 살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주면 모든 게 용서되는 법통을 세우고야 말았다.

덧글

  • ㅇㅇ 2013/01/02 22:30 # 삭제 답글

    꺼삐딴리의 행적이 어찌보면 삶의 모범답안 아니겠소.
  • 零丁洋 2013/01/02 22:44 # 답글

    다정한 이웃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면서 살고 있는 나치 전범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죄는 그의 선행으로 사라질까요?
    더구나 죄를 감추고 얼버무리면서 공적만으로 죄가 무효가 될까요?

    잘못된 시대를 살아 온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죄인이 됩니다.
    그렇다고 근신해야할 죄인들이 시대를 빌미로 다른 중죄인의 처벌을 방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나 다름 없습니다.

    친일파청산이란 대표적인 일부 친일파의 잘잘못을 명확히 밝는 작업이면서 동시에 비겁한시대를 살아온 비겁한 우리들 자신의 총체적 반성입니다.

    이런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윤리적 표준을 확보하기 위해서 입니다.
    다른 말로 민족 정기를 회복하는 작업이죠.
    친일의 역사란 우리의 모든 원칙과 신뢰와 윤리적 표준을 뒤틀어 놓았죠.
    정기가 혼탁해진 나라와 민족이란 짐승의 무리가 이전투구하는 곳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모든 악과 부정이 허용되죠.
    이런 곳에서는 진실과 거짓이 뒤엉켜 옥석을 가리기 조차 불가능하죠.
    이런 곳에서는 진실이 없으니 서로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는 바탕이 없죠.
    결국 이런 곳에서는 화합은 불가능하고 극단의 분열과 다툼만이 있죠.
  • leben 2013/01/02 23:29 #

    심하게 동의합니다. 구구 절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저항군은 있지만 저항군의 편이 되어줄 민중이 없는 시대가 계속되는 느낌입니다. 다원주의 사회라서 이런 말마저 독선으로 비치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 零丁洋 2013/01/02 23:43 #

    공자님은 나라의 기초를 경제력, 군사력, 신뢰라 하며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신뢰라 하셨습니다. 친일파 문제는 바로 국가의 가장 중요한 근본인 신뢰에 관한 문제로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파파라치 2013/01/04 10:51 # 답글

    저는 도대체 21세기에 민족 정기 같은 주술적 언어로 역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친일 청산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역사적 상황에 대한 상상력이 전혀 없이 아주 편안하게(!) 과거 세대의 잘못을 단죄하는 세태에 대해서도 비판적이고요. 흔히 프랑스의 부역자 청산을 역사 청산의 사례로 제시하지만 그 실상도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것과 많이 다르고(실제로 군부에 대한 청산 작업은 극소수 수뇌부를 제외하고는 없다시피 했죠), 그것이 그렇게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이유는 실제 그 외의 나라에서, 특히나 전시의 점령이 아니라 식민 지배를 당한 나라에서 식민 정권에 대한 협력자를 처벌한 예가 극히 드물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의 친일청산 소동은 명백히 박근혜라는 특정인을 겨냥한 정치 쇼였고, 그것을 주도한 민주당의 전신이 친일 지주들이 주축이 되어 건설한 한민당이라는 역사적 사실만 놓고 보아도 얼마나 가소로운 짓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통일 후 북한 정권에 대한 부역자들을 처벌하려면 그나라 민중의 반 이상을 처단해야 할 겁니다. 그때도 민족 정기 운운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정의는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실 건가요? 역사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한 세대 전체가 짊어질 수 밖에 없었던 역사의 질곡에 대해서 말할때는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고민의 깊이가 필요합니다.
  • leben 2013/01/04 21:23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프랑스는 혁명으로 점철된 역사가 프랑스만의 방식으로 더께를 더하며 정립되어 왔으므로 무턱대고 그들의 방식을 복사해서 덮어 쓸 수는 없겠죠. 하지만 21세기라고 해서 민족 정기가 주술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세기가 지나도 잊지 말아야 하고, 계속 바로 잡으려 노력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친일 청산 소동이 특정 정치인을 노렸다거나, 청산을 주도한 자들이 바로 친일의 후예라는 사실이 '친일 청산의 부질없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일 청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현상입니다.

    당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제에 부역했던 창씨 개명했던 사람들을 모두 단죄하자는 게 아닙니다. 말씀 대로, 수뇌부만이라도 제대로 청산했더라면, 지금 우리가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기나 하겠습니까. 지금도 수뇌부를 차지하는 친일파의 후손들이, 다수의 민중이 품고 있는 죄의식을 이용해,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 외치고 있는데, 오히려 그게 바로 '한 세대 전체가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역사의 질곡'에 편승해 자신들의 과거를 쉬쉬 덮어버리고자 하는 꼼수가 아닐런지요. 이는 곧, 민중을 콜라보의 편에 서게 하는 침략자의 전술과 다를 게 없습니다.

    말씀하신 뜻은 잘 알겠습니다. 저희 부모 세대가 짊어져야 했던 무게를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콜라보에 대한 타당한 청산작업이 생략될 때, 역사는 그 무게를 잃고, 역사의 질곡은 그 구비를 더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역사는 무게를 잃었고, 질곡은 이미 더해졌습니다. 이제 포기해야 할까요?
  • 파파라치 2013/01/04 23:26 #

    1. 차라리 보편적 정의에 반하는 행위이므로 처벌해야 한다라고 하면 수긍하겠습니다. "정기"같은, 지극히 정서적이고 정의 불가능한, 21세기보다는 조선시대 유학자의 글에나 어울릴법한 단어로 친일청산 같은 지난한 작업의 이유로 삼는다는 것은 시대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일이죠. 목적이라고 내세우는 단어부터가 이렇게 허술하기 그지없으니 도대체 무슨 고민이 담겨 있다는 말입니까.

    2. 친일청산이 부질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친일청산이라는 허울좋은 단어 아래 실제로 진행되는 일들이 무엇인지 똑바로 직시하라는 뜻이죠. 과거 북한이 했다고 일부 경박한 인간들이 떠드는 "친일청산"의 본질이 계급투쟁이자 권력투쟁에 지나지 않았던 것처럼, 그런 구호에 홀려 선동가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3. "수뇌부만이라도 청산했더라면"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거 sonnet님이 올린 글을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말그대로 수뇌부만 청산했더라면 박정희 같은 말단은 일종의 면죄부를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해방공간의 친일청산 논의에서 단순히 일본군(박정희의 경우는 정확히 말하면 만주군)에 복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은 극좌의 공산당말고는 없었으니까요) "친일파 후손은 호의호식하는데 독립운동가 자손은 굶어죽는 나라"와 같은 진술이 왜 부적절한 것인가도 아울러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http://sonnet.egloos.com/3871407
    http://sonnet.egloos.com/3869522

    4.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그에 상응한 무게와 고민을 담고서 그리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친일청산을 떠드는 이들의 대부분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저는 그런 이들이 역사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 leben 2013/01/05 10:39 #

    파파라치님과 저는 같은 얘기를 다르게 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ㅡㅡ;

    1. 조선 시대에 어울린다고 지금 어울리지 말란 법이 없지만, 민족 정기라는 말이 유치하다면, 상식, 정도, 합리, 도덕, 윤리 등등으로 바꿔도 되겠습니다. 설마 도덕이나 윤리도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진 않으시겠죠.

    2. 물론, 정치적으로 과거 청산을 이용하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사소한 일례로, 과거에 조선일보사를 세무조사 한다고 했을 때, 누가 봐도 다분히 정치적이었죠. 하지만 정치적이기 때문에 세무조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역시 (정치적으로) 억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중동 구독을 거부하고 있는데, 정치적으로 이용당했기 때문에 그리 된 것 같진 않습니다.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ㅡㅡ;)

    3. 마찬가지로 수뇌부에 대한 정의를 넓게 하든 좁게 하든 앞서 말한 상식 선에서 정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박정희가 좁은 의미에서 친일명단에서 제외된다 하더라도, 그가 자신은 친일한 적이 없다고 주장할 근거는 아니지요. 지도층으로 부상했을 때는 더욱. 제가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원인이 어떻든 간에 한 줌의 지배계급에게 윤리의식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사라져버린 법통.

    4. 넓은 의미에서 지배계급이 친일파라는 주장은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본의 편중 유무로 판단하는 것도 에러죠. 저는 어디까지나 상식선에서 합의점을 찾기 바라는 것이고, 그것이 매우 어렵고 이미 비현실적인 일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끈을 놓기 싫은 것입니다. 그래서 정치적이든, 기준이 고무줄이든 어떻든, '친일인명사전' 정도의 제목은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내용을 가다듬을 논의가 진행될 수 있겠죠. 친일 청산을 외치는 자들의 고민에 무게가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무게를 싫어주면 될 일입니다. 그 무게가 친일 청산을 무력화 시키는 일이 아니길 바라면서.
  • 파파라치 2013/01/05 11:58 #

    2. 민족문제연구소장 임헌영의 "왜 친일파가 문제인가" 같은 글을 읽어보면 정치색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명단작성을 하고 있으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도 일리가 있다 싶을 정도로요. 국가보안법에 대해 좌파가 느끼는 역사적 적대감을 이해할 수 있다면 아마 제 생각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3. 적어도 지금의 친일인명사전은 최광의의 친일파에 해당할 겁니다. 저는 일본의 관리나 군인으로 복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친일이라고 단정하는 것에 저항감을 느낍니다.(여기에 대해서는 별도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sonnet님의 글에도 잘 나타나 있듯이, 건국이후 대한민국의 지배계층은 수차례 바뀌었고, 한국전쟁 이후 한국사회의 특징중 하나가 계층간 이동이 대단히 활발했다는 것인데, 친일 청산이 미미했다는 사실이 어떻게 현재의 지배계층의 성격에 영향을 주었는지 역시 증명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적어도 한국은 다른 제3세계 국가와 비교했을 때(우리가 뭐라고 주장하든 해방 이후 한국은 아프리카나 동남아 국가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는 나라였으니까요) 지배계급의 윤리가 특별히 모자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지금의 윤리적 잣대로도 당시의 행동이 용납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4. 그 상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개인마다 유동적인지는 아버님과의 대화로도 충분히 깨달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몇년 전부터 상식vs비상식으로 구분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데, 사실 이런 프레임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비상식으로 치부해서 소통 자체를 단절시킨다는 점에서 좌vs우 프레임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실제 시행했던 한 "청산작업"의 교훈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는 "부역자 청산"이라는 이름하에 전쟁중 북한 정권에 부역했던 이들을 (일부는 적절한 재판 절차도 없이) 처형하거나 그 가족들을 공직을 비롯한 일체의 사회 주류에서 배제시켰지요. 당시의 살벌한 남북대치구도 하에서 그 필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정책이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여기서 "북한 부역자도 이렇게 혹독하게 처벌했으니 친일파는 더더욱 처벌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지만,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다수가 저지른 잘못을 처벌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굳이 말하자면 후자에 가까운 편입니다만 전자에 대해서도 일단 존중은 합니다. 다만 이런저런 상황도 있으니 같이 고려해 보라고 하는 거지요.
  • leben 2013/01/05 13:29 #

    파파라치님의 논점이 '현실적으로 친일 부역자를 가려내기 어려우니, 덮고 가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라고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다 해도 충분히 근거가 있고 합리적이라 여겨집니다.

    2. 인정합니다. 훗날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 불안감이 기우였다는 평가가 내려지길 바랄 뿐입니다.

    3. 계층간 이동이 자유로왔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일부 지배층의 친일 전력에 대한 객관적 기록을 희석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관리나 군인, 공직자들의 경우 직책만으로 친일파로 단정되는 것은 저도 반대합니다. 저는 객관적 자료로 증명 가능한 자발적 친일부역자로 한정하고 싶습니다. 임헌영이 정치꾼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자료를 모으고 증명하려는 시도 자체를 평가 절하해선 안 되겠지요.

    4. 상식/비상식을 철학적으로 정의할 필요까지 있을까요. 제가 말하는 상식은 다원주의에 밟히는 수준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한 쪽에서는 침략자에 대항해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침략자 편에 부역하는 객관적 상황을 두고 볼 때 어느 쪽이 상식적으로 당대에나 지금이나 취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는데 노자나 칸트가 필요하진 않을 겁니다.

    5. '청산'이라는 말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시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와서 목을 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미 얽히고 설킨 마당에 그건 누구도 바라지 않겠죠.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는 말씀에 적극 동의합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증명 가능한 자발적 친일부역자들이 지금 이 시대에 사회의 전면에 나서서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외치는 상황만은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파파라치 2013/01/05 13:39 #

    제 입장은 트랙백 말미에도 적어 놨지만, "친일행위가 명백한 자들에 대해서는 역사적 단죄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친일 논의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지나치게 친일파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명백한가요?

    3. 과거 친일파의 후손이 현재 한국의 지배층의 대다수를 형성하고 있다는 인식이 근거가 없다는 뜻입니다. 일부 지배층이 과거 일제에 복무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습니다.

    4. 어차피 상식이란게 철학적으로 정의할 성질의 것은 아니죠. 제 말은 나의 상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상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독립투사와 일제 부역자 중에서 정당성은 당연히 전자에 있지만, 후자라고 꼭 쉽게 단죄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말이죠.

    5. 과연 친일을 처벌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친일파의 후손인지부터가 증명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만.
  • leben 2013/01/05 16:38 #

    파파라치 님의 입장은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만... 논점이 흩어지는 것 같아서 짚어본 것입니다.

    3. 저는 친일파의 후손이 지배층의 대다수를 형성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설사 그렇다 해도 말씀처럼 증명할 길도 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도 않고요.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부정되지 않는 사실에만 천착해도 우리의 할 일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4. 단죄는 항상 어렵습니다. 특히 의지의 경우는 신의 영역이라서... ㅡ.ㅡ;

    5. 친일을 처벌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친일파의 후손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물론 친일파의 후손이 아닌 사람도 친일을 처벌하지 말자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친일을 처벌하지 말자고 주장한다고 해서 친일파(의 후손이)라 칭하는 것도 에러입니다. 따라서 친일을 처벌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친일파의 후손인지 증명할 필요까지 있는지는 단언하지 못하겠습니다.

    생산적인 토론 즐거웠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고, 여러 가지 다시 생각하게 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 파파라치 2013/01/05 16:58 #

    차분하게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polaron 2013/01/05 15:22 # 삭제 답글

    파파라치//
    1. 역사의 단죄가 당시에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에 대한 것이지만 결국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을 위해서고 더 크게는 지금의 공동체를 위해서죠. 그게 아니라면 why bother?
    역사적 상황에 대한 상상력이란 말은 단죄의 기준을 모호하게 해서 지금 이 시대의 공동체가 더 이상 단죄를 필로 하지 않는다는 담론을 위해 설계된 것이죠. 특히 '민족 정기' 라는 말을 주술적 언어라고 정의한다는 것은 현재 공동체의 개념에서 민족을 거세하고 국가로 대체하려는 것인 바 결국 같은 민족인 북한도 국가적 측면에서 적국인 바로 그런 것을 지지하는 것. 뉴라이트군요. 당연히 이해 안가시겠네요.
    친일 청산은 우리 공동체의 기본이 민족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겠죠. 그걸 동의 못하는 사람은 프랑스의 부역자 청산도 껄끄러울 밖에..
  • 파파라치 2013/01/05 15:51 #

    글이나 제대로 읽고 떠드시죠, 비로긴씨. 민족만 들먹이면 매사가 O.K인 분이라면 같은 민족인 박정희, 전두환이나 많이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걔들이 민족 민족 얼마나 많이 들먹였는데요. 북한이 국가적 측면에서 적국이라는 "사실"이 언제 "지지"가 필요한 "의견"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그걸 "지지"한다고 뉴라이트라면 대한민국 국민의 대다수는 뉴라이트겠네요.
  • polaron 2013/01/06 14:41 # 삭제 답글

    파파라치//
    답글을 길게 달았다가 그후 님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그간 써온 그을 읽어보니
    내가 단 답글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다시 삭제했습니다.

    1번부터 시리즈로 답글에 덧글을 붙일 생각이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보아하니 많이 읽고 생각하고 하시는 것 같은데..
    내가 뭐란다고 생각을 달리 고쳐먹을 분도 아니고..

    지적 자부심이 대단하더군요.
    저도 한 때 왜 세상 사람들은 나만큼 생각하지 못할까 투덜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지식과 생각이 자신과 가족을 위한 것이라면 뭐..
    그런데 때론 자기 뜻과 다르게 이용당하기도 하는 것 같습디다.

    뉴라이트라고 덤벼서 미안합니다.
    스스로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죠

    평소 우리나라 보수의 영악함에 감탄하곤 했는데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요.

    잘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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