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5 12:30

정치와 종교 Letters from me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토론회든 공약이든 다 소용없이 지지율이 유지되는 걸 보면 이건 종교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냥 뭔가 하나가 맘에 들어 지지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순서가 바뀐다. 맘에 드는 이유는 눈썹이 진해서일 수도 있고, 머리가 곱슬거려서일 수도 있고, 그냥 잘 생겨서, 또는 그냥 여자라서, 또는 남자라서일 수도 있다. 이때부터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공격을 받으면 그게 아무리 타당하고 옳은 지적이라도 자기에 대한 공격으로 치환되며 눈썹이나 입술에 머무르던 지지가 사람 전체로 확장된다. 공격은 핍박이 되고 결국 지지는 믿음까지 진행한다. 믿음은, 그 유명한 성서에서 말한 대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강한 예측이고,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다. 정치인이 지니고 있는 현실의 실체와는 상관 없는 지지의 당위를 제공한다. 이런 현상은 특정 정치인의 똑같은 행동을 두고 정확히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의 수가 많을 수록 두드러진다. 정쟁이 아니라 십자군 전쟁이 되는 시점이다. 하긴 십자군 전쟁도 결국 종교를 빙자한 정치 전쟁이었다.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믿음으로 탈바꿈하는 현상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때,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다수의 폭력은 왕정 사회의 폭군만큼 치명적이라는 전제는 옳다.

덧글

  • PFN 2012/12/05 12:43 # 답글

    전 다 마음에 안드는데 종북을 제하고 나니 대안이 하나밖에 없어서..
  • leben 2012/12/05 15:59 #

    종북이라는 것도 실체가 있기나 한건지 궁금합니다. 미디어가 얼마나 왜곡을 일삼는지는 통진당 사태를 보면 알 수 있으니 말이죠. 하긴 미디어가 뭐라 하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게 문제입니다.
  • PFN 2012/12/05 17:06 #

    실체가 있냐니요

    왜 눈을 감으십니까
  • leben 2012/12/05 21:01 #

    이런 게 바로 시야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 믿음의 문제라는 좋은 증거.
  • PFN 2012/12/06 05:54 #

    아 진짜 당황스럽네 ㅋㅋㅋ

    그럼 황길경이나 정론직필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leben 2012/12/06 11:04 #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네요. 얼핏 보니 사이코같긴 한데. 깊게 들여다볼 여유는 없고. 그네들이 대선후보들과 어떻게 관련되어있는지 혹시 아시나요?
  • PFN 2012/12/06 14:49 #

    블로그에 정치 글까지 적으실 정도 식견있는 분이 왜 이리 오리발을 내미시는지 갑갑해 죽겠네요

    이게 그 믿음인가요

    주사파 NL 계열 정치인들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leben 2012/12/06 16:57 #

    굳이 저를 깨우치려 하실 필요 없습니다. 맞아요. 저도 믿음으로 정치인을 보는 사람이고 저 위에 쓴 글에서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그 믿음을 달리 말하면 '이렇게 뻔히 다 보이는데 저 사람은 왜 이것도 모를까'하는, 누구나 지니고 있을 법한 답답함이겠죠. 실제로는 제가 모르는 걸 PFN님이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다만 내가 상대방이 아닌 이상, 제 삼자에 의해 걸러진 정보와 필요 이상의 판단을 최대한 자제하고 싶을 뿐이고, PFN님에 의한 정보도 자제하려는 것 뿐이고, 그런 입장에서 정치를 바라볼 뿐입니다. 종북을 어떻게 정의해야할지 난감하지만, 물론 있을 수 있고 자신이 종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좌파라고 다 종북이 아니듯 계급이나 자본을 말하고 노동의 신성함을 말한다고 다 종북이나 주사파가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그건 건강한 사상활동의 발로로 보입니다. 그에 대한 연장선상에서만 지금 대선 후보와 종북과는 별 상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북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말을 한 것이고요. PFN님도 황길경이나 주사파 NL 계열 정치인에 대해 보고 듣고 알게 된 후 결국 나름대로 판단하고 믿게 되는 거니까 거기에 대해 저도 왈가왈부 할 자격이 없습니다. 나꼼수를 듣고 나꼼수를 믿을 수 있듯 조선일보를 보고 조선일보를 믿을 수 있고, 그 믿음이 어지간하면 바뀌지 않으니, 그런 의미에서는 민주주의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 2012/12/07 02:25 # 삭제 답글

    이정희 대표의 남쪽정부 발언과 민노당 머리끄댕이 사건 이후, 이제 대중들도 종북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좌파의 이름을 빌려 북쪽을 찬양하는 자들이야 말로, 진정 복지와 노동과 환경을 위해 투쟁하는 좌파와 노동자들에게 더 큰 적입니다.
  • ... 2012/12/07 03:23 # 삭제

    근데 굳이 어느당 아니면 다 종북이라고 몰아버리는 현실도 존재한다는게 에러..
  • leben 2012/12/07 10:10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64129.html
    남쪽정부 발언이 종북의 증거라는 말보다 이런 기사 하나가 더 신뢰가 갑니다만... 어차피 제가 보고 싶은 걸 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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