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29 04:02

딜레마 VI Letters from me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의 다짐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 식어가고 과연 이 나라에서 난 어떤 존재인가 하는 의구심이 늘어갈 무렵 갑자기 날아 온 한 장의 입영통지서는 아, 아직 국가가 날 잊지 않고 이렇게 관심을 쏟아주는구나, 하는 깨달음에 더한 감사의 마음을 살려주었다. 그렇게 한 달 간의 논산훈련소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난 국방연구소 사람들이 국민의 안전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책자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 책자를 통해, 냉전체제가 끝났음에도 국지전 양상의 분쟁이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 북괴가 우리의 주적(主敵)인 이유, 북괴의 화전양면술(和戰兩面術)의 이해, 주한미군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공산주의에 대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안보와 평화, 6․15 남북정상회담의 진정한 의의, 따라서 강력한 군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 등에 대해 심도있게 배웠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학습 끝에 평가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록을 작성하느라 애를 먹었다. 발표 시간도 있었다. 돌아가면서 자신이 그 동안 사회에서 안고 온 무지를 반성했고 새로운 각성에 대한 벅찬 감동을 여러 전우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곳에나 반골은 있게 마련. 그런 감동의 와중에 이상한 글을 발표하는 넘이 있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전 세계가 그런 논리로 핵무기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뿐입니다. 결국 전쟁은 자기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끼리 일으키는 것 아닙니까. 따라서 우리 민족, 우리 나라만 사랑하고 지켜야한다는 폐쇄적인 민족주의와 국수주의에서 벗어나 인류애와 형제애로 나아갈 때에만 진정한 평화가 보장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사람을 중시할 줄 아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 넘은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나봐>도 안 읽어본 게 분명했다. 우리가 이만큼 먹고살게 된 이유가 뭣 때문인지도 모르고 이상적인 감상론에 빠져있는 게 확실했다. 그 넘의 발표가 끝나자 모두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매 시간마다 그 넘은 이상한 글을 발표했다.

“북한의 화전양면술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우리 국민에겐 없습니다. 그 동안 수없이 언론에 속아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평화의 댐, 북풍, 총풍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북한을 팔아온 정치인들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이산가족이 서로 왕래하여 상봉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임수경이나 문익환 목사와 같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인들은 세계에 유래 없는 국가보안법을 들어 그들을 감옥에 집어넣었고 그 위에 더한 인권유린을 수없이 자행해왔습니다. 북한의 폭력성을 예로 들며 안보의 고삐를 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통일에 대한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저도 전엔 통일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통일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잘 살고 있으니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분단세대가 사라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통일이 풍부한 자원에 의한 경제적 이득을 주고, 국위선양과 함께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오명을 벗게 해준다는 것도, 그리 되면 좋겠지만 굳이 힘들게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TV에서 남한의 연예인들이 북한에 가서 공연하고 개성과 판문점을 돌아보면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울부짖는 장면을 봤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어느 새 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통일은 어쩌면 거창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우리의 가슴에 내재하고 있는 눈물을 없애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넘은 멈추지 않았다.

“북한의 무력이 남한을 앞서는 상황에서 군비의 절감을 가져오고, 전쟁발발을 억제하는 데 적합한 우방이기 때문에 미군이 주둔해야한다면, 그 이면에 있는 노근리 학살, 매향리 사격장의 인권유린, 한강의 독극물 방류, 치외법권의 인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민생현안들을 결코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 그들이 이곳에 있고자 하는 이유는 그들의 주둔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보다 그들 자신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은 우리 나라에만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게 결코 아닙니다. 그들이 주둔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불이익이 갈 것 같은 모든 곳에 그들은 있습니다.”

“공산주의의 반대가 자본주의라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입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반대는 일당독재 내지는 왕정체제이지 공산주의가 아니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체제 실패 이유를 단순히 공산주의의 실패로 연결짓고, 그 이유가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에 비해 우세하기 때문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론 공산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체제 이전에 사람이 있고 사람에겐 이 모든 체제를 이해하고 시도하고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건 완전히 빨갱이지 싶었다. 다른 전우들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빨갱이라는 내 생각에 동조했다. 이런 넘을 위해 우리 부모님의 피땀어린 세금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런 생각을 가진 넘이 왜 입소는 해서 사격은 왜 하고, 제식은 또 왜 배우고, 행군은 왜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꽃다운 젊은 나이에 생고생을 하는 국군이 없이는 단 한 시도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는 걸 조금이라도 알기나 할까? 난 넘의 기본적인 사상이 궁금한 나머지 학습장을 훔쳐보기로 맘을 먹었더랬다.

8월 ○일 일요일

바람

하나님은 누구 편이시라고요?
어려운 자에게 힘이 되십니다
시원한 바람 아멘
고통이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누에고치가 자신의 힘으로 누에를 뚫고 나오지 않으면
나비가 되어 날 수 없습니다
시원한 바람 아멘
너는 나의 자녀라
그냥 자녀가 아니라 피를 주고 산 자녀라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
어려울 때 힘이 되시는 하나님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지 않는다

8월 △일 월요일
… 당연히 교재는 현재의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그 논리의 비약함과 철학의 부재는 심히 지독한 상태여서 대학이나 사회에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나 <태백산맥> 또는 <청년 전태일> 등을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이라면 교재에서 말하고자하는 현재의 군 존재의 이유가, 시장경제체제에서 부당하게 또는 온당하게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계층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 이상이 되기 힘들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8월 ▽일 월요일
… 우리 나라도 인권유린이 횡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금융자본에 의한 제삼세계의 초토화가 자행되고 있다. 우리 나라도 IMF를 격지 않았던가. 그리고 또 수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펀드(자본)의 이동에 의해 잠식당하고 침략당하지 않았던가.
공산주의의 몰락은 인간이 자신의 이기심을 극복할 수 없다는 인간성의 생래적인 악을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온전하고 완전한 인간을 꿈꾸었던 체 게바라 역시 사회주의를 선택했지만 버림받았다.
이런 피상적인 성토는 그러나 실질적인 무력 앞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내면 속으로 사라지고야 말지.

9월 ◇일 일요일
… 나라는 존재를 나 외의 환경에 각인시키는 작업을 날마다 하면서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나를 포장했었나. 주로 자기고백류의 시에 나오는 탄식처럼 남에게 자신의 미약함과 가식성을 공표함으로써 교묘히 자신을 속이는 이중적인 가식조차 싫증난다, 이제.
… 군교회 목사님은 남과 비교해서 범사에 감사하란다. 정말 그래야 할까? 남과 비교하는 것이야말로 예수를 따른다는 제자들로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금지규범이요 원칙일진대 아직도 이 세상은 비교의식과 따돌림이 횡횡하고 있다. … 군대라는 곳. 군인이라는 것. 무력과 전쟁. 안보와 포용. 서로 대립되는 사상과 제도. 군목. 군인교회. 하나님의 군대. 다윗의 군대도 그들의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원수를 무사히 죽일 수 있도록 기도했었다. 우리의 전쟁상대는 누구인가. 예수를 모르는 미개인들? 예수를 핍박하는 북한? 우리 또한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를 위협하는 적들을 죽여 없애기 위해 맘을 드리고 정성을 드려 야훼께 예배드려야겠지.
군생활의 어려움을 이용하여 눈물을 짜내는 군교회는 제대로 예수의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의심이 든다. 나 역시 몇 개의 복음성가를 따라하면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육체의 고통이 잠간이듯이 은혜의 물로 잠시 샤워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늘 불렀던 송명희 시인의 <나>라는 노래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고 믿음을 키웠던가. 나의 꿈많던 고등학교 시절에.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이 노래로 위로받고 위안받았더랬다. 그러다가 이 시가 지니는 터무니없는 거짓에 눈을 뜨고 반기를 들었더랬다.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신 하나님이 공평하신가? 나만이 구원받고 좋은 것으로 채움받는 것이 공평한가? 모를 일이다. 공평의 개념이 이 분야에선 원래 그런 것일지도.

… 진리는 한 곳에 뭉쳐 있어서 누군가의 주도적인 역할로 전파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진리들이 세계에 퍼져있어 저마다 유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인간적(全人間的)인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진리일지라도 그것이 인간 개개인에게 취득되고 터득되기까지 걸리는 시공간이라는 변수가 우리를 진리로부터 괴리된 상태로 만든다. 내가 지고의 진리를 알고 있더라도 그것이 전파되는 과정에 이르러서는 언제나 시공간의 벽에 부딪히고야 마는 것이다. 따라서 진리와 그에 의한 구원은 인간 능력의 밖에서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지는 선물이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심오한 진리 깨달은 자도 사랑이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진리’가 내 귀에 전파된 것은 내 의지에 상관없었기 때문에 나는 구원을 예정이요,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불가에서 말하는 도(道)를 찾아 떠나기. 기독교에서 말하는 도(道)를 받아들이기. 겉으로 드러난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깊이 들어가면 비슷하다.

… 그냥 육체가 요구하는 대로, 또 이 사회와 제도가 요구하는 대로, 애국심과 반공정신으로 무장하여 빠릿빠릿하게 살 수는 없을까. 한 가정을 위해, 또 나중에는 자식새끼들을 위해 그렇게 단순하게 하루 하루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 입각하여 경쟁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을까. …

9월 ◁일 수요일
天下雖安 忘戰必危 (천하수안 망전필위)
천하가 아무리 평안해도 전쟁을 잊으면 위태롭다.
자연의 논리. 천적이 있어야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는 동물의 세계. 인간도 마찬가지인가. 민족과 민족이 서로 평화롭게, 나라와 나라가 서로 사랑하며, 사람과 사람이 서로 위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은 프리메이슨의 추종자인 비틀즈의 노래에서나 가능한 것인가. 어쩌면 그렇게 되는 것을 우리의 DNA는 원치 않는지도 모른다.
서로 잡아먹고 먹히는 생존경쟁 속에서 발전해온 우리의 문명처럼―비록 발전이라는 것이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한 채 육체를 편하게 하는 쪽으로 집중되었지만―사람은 기본적으로 전투의 기질을 품고 있다. 하나님이 부여한 신성이다. 제길.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기에 독실한 기독교인인 줄 알았는데 일기를 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교회에 다니는 넘이 자기가 믿는 신을 비아냥거리다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암튼 넘의 기질로 보아 우리 사회에 암적인 존재가 될 공산이 다분히 큰 넘임엔 분명했다. 넘에게 총맞지 않고 마지막까지 무사히 훈련 마치고 퇴소한 걸 천만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9월 19일의 일이었다. 경의선을 복원한다는 말이 모락모락 피어나더니 결국에는 착공을 했다는 것이다. 조△일보에는 내 맘에 쏙 드는 사설이 실려있었다.

“… 그러나 착공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경제는 형편없이 무너져내렸다. 주식은 폭락하고 환율과 금리는 크게 뛰었다. … 정부는 더 이상 태평가와 잔칫상에만 도취하지 말고 급박한 경제혼란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 위기의 핵심은 정부 여당의 신뢰 상실과 무정견에 있다. …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가 먼저 환상에서 깨어나는 일이다. 경제지반이 흔들리고 있는데도 온 나라가 대북문제에만 매달려 정부, 기업 가릴 것 없이 제 능력은 아랑곳없이 선심공세에 여념이 없는 지금의 형국은 지극히 위험하다.”

그렇다. 경의선이 복원되면 그 길을 통해 보내는 쌀은 인민군에게 가게 되고, 체력을 키운 인민군은 다시 경의선을 이용해 남침할 게 뻔하지 않는가? 북괴의 무혈침입로를 우리 손으로 제작해준다니 어이가 없었다.

이런 나의 맘을 잘 이해하셨는지 조△일보와 보조를 맞춰 김영삼 전대통령께서도 역시 꺼지지 않는 애국심으로 김정일 답방반대 서명본부를 설치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시겠단다. (http://minju.kukmin.com/ 여기에 가서 서명 많이 많이 해주는 것이 나라 사랑의 지름길이다.) 이에 반해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아부하며 통일에 대한 확실한 대안도 없으면서 통일이 다 된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사실 통일이 되면 대통령은 김정일이 될 거 아닌가. 북한 사람 모두가 김정일을 찍을 테니.

요즘은 문화도 심상치 않다. 시드니 올림픽에 남북이 인공기와 태극기를 버리고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에 입장하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통일이 다 된 것처럼 들떠있는데, 이거 두 얼굴을 가진 북괴의 화전양면전술이라는 거 잘 알아야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8발의 총알 어쩌구 하길래 <공동경비구역JSA>이라는 영화를 봤더니 남한의 초소병이 북괴의 초소병과 닭싸움을 하며 놀지를 않나, 쵸코파이를 갖다 주질 않나, 담배를 교환하질 않나, 김광석 노래 테잎을 갖다주질 않나…. 거기다 북괴군을 죽인 것까진 좋은데 왜 자살들을 해대는지. 송강호가 <넘버3>에서처럼 다시 한 번 끔찍하면서도 모자란 북괴군을 연기할 줄 알았는데 이건 혼자 영웅이고, 남한의 병장과 일병은 겁 많고 의리도 없는 밴댕이 소갈머리다. 이건 명백히 국군에 대한 명예훼손이고 제 얼굴에 먹칠하는 짓이다. 이런 영화가 심의를 통과하고 쉬리의 기록을 깨느니 마느니 하니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심지어 북괴를 무찔러야 하는 정병을 육성하는 훈련소에까지 사상이 이상한 넘이 있었고 그런 넘을 영창에 보내지도 않았으니 이러다가 조금 있으면 북괴의 무력적화통일이 아니라 무혈적화통일이 이뤄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밤잠을 이룰 수 없다. 이 모든 현상이 북괴의 ‘남한 내 혁명역량 강화’라는 대남적화전술의 결과라는 걸 국민들은 알기나 할까.

그러나 우리에겐 아직 조△일보와 중○일보와 같은 건강한 언론이 있고, 김영삼 전대통령과 같이 나라를 위해 분연히 들고 일어서는 거산(巨山)이 있고, 경의선 복원사업 착공식에 불참함으로써 들떠있는 여당과 일부 무지한 국민들에게 용감히 제동을 걸 줄 아는 야당이 있고, 남북국방장관회담이 열린 제주가 4․3 폭동이 있었던 인민군의 소굴이었기 때문에 간첩의 수괴가 오기에 적합한 장소였다는 탁월한 식견을 보여준 의원님들이 계시니 난 오늘도 북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두 다리를 뻗고 다시 잠을 청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호좀 외쳐야겠다.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2000년 10월)

덧글

  • OKCIOKJO 2006/09/17 11:46 # 삭제 답글

    그놈의 일기는 그날밤 전부다 암기한거니 아니면 본인이 빠져나와서 자기자신을 본것인지? 마치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처럼...무시무시하네.
  • leben 2006/09/20 23:11 # 답글

    일기를 가지고 나올 수 있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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