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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06일
개티즌들이 얼마나 생각 없이 사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디 워>다. 김규항이 한겨레21에 기고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면서 생산적인 논쟁이 일어났다. 대표적인 글 몇 개 스크랩 해본다. 아무리 봐도 이번엔 김규항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디워> 문제가 간단치 않은 건 비슷하게 언급되는 다른 사건들(이를테면 황우석 사건)과는 달리 진실의 문제가 아니라 예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술엔 맞다 틀리다, 혹은 옳다 그르다라는 게 없다. 취향이 있을 뿐이다. 예술이란 나에겐 천상의 아름다움인 게 다른 사람에겐 하품만 나오는 것일 수도, 나에겐 쓰레기인 게 어떤 사람에겐 삶의 위로일 수 있는 것이다. 만명에겐 만개의 취향이 있다. 천박한 취향은 고전음악을 듣는 사람도 대중음악을 듣는 사람도 아닌, 고전음악을 들으며 대중음악을 듣는 사람을 경멸하는 사람에게 있다.
대중들은 잘난 그들에게 반감을 갖게 되었고 그 반감을 행동에 옮기기 시작했는데(전문가들이 호평하는 영화는 부러 피하는) 결국 <디워>에서 폭발한 것이다. 심형래 씨는 영리하게도 대중들의 그런 반감을 장사에 이용한다. 훌륭한 행동은 아니지만 오늘 한국사회가 그런 행동을 집어내어 준엄하게 질책할 만큼 품위 있는 사회는 아니다. '애국주의 마케팅'이라는 것도 한심스럽긴 하지만 한국에선 이미 특별한 게 아니다. 월드컵 때 텔레비전 화면을 채우던 태극기를 잊었는가? 싸잡아 말할 순 없지만 네티즌의 집단주의적 행태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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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가 자신의 말마따나 <디 워> 사건을 이 폭주족 논란과 비슷한 범주의 것으로 파악한다는 거다. 도대체 왜? 어떻게? 이런 문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으니 편의상 “평론가들의 민중에 대한 경멸”이라는 카테고리를 붙이자. 딱히 다른 방법은 없고, 김규항도 더 복잡한 생각을 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당연한 얘기지만 진중권은 대중을 도발하여 대중의 광기를 유도해낸 다음 이른바 핍박(?)받는 `진보적` 지식인으로 스스로를 마켓팅해왔다.진중권의 도발에 넘어간 대중도 잘못이지만 그런 식으로 `먹물밥` 먹고사는 진중권도 딱하기는 매한가지다.말하자면 진중권과 대중은 `적대적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그러한 진중권을 `장삿속으로` 섭외한 MBC 백분토론의 고질적인 선정주의,상업주의를 지적하는 것 또한 이젠 지겹다.)“
----------------- 1. 7월21일, 씨네21 김도훈 기자 블로그 폭격 2. 7월 26일, 디워 비판한 이동진 기자 게시판과 그가 출연한 라디오 프로 게시판 털림 3. 씨네21 김도훈 블로그 악플러 쇄도 연이어 남동철 편집장 털림.... 4. 심형래에 대해 애정이 듬뿍 담긴 평을 쓴 익스트림무비, 5. 디워를 “B급 아동영화”라고 평한 김세윤 영화평론가가 일하는 직장 홈피 게시판 6. 7월 30일 디워 단평한 허지웅 기자의 블로그 털림. 7. 7월30일 잠자는 봉준호 공격.. 8. 디워 광풍 비판한 허지웅 기자 블로그에서 이글루스 최다 리플 신기록 세우는 쾌거. 9. 허지웅 기자 개인 신상정보가 유출되어 욕설 전화에 시달리는 등 10. 심형래를 비판한 많은 블로그들 디빠들의 악플에 시달리면서 이글루스, 티스토리 등의 11. 이런 현상을 보다 못한 이송희일 "막가파식으로 디워를 옹호하는" 디빠들을 비판하자 12. 꼭지 돈 진중권 100분 토론 출연, 일본인 부인과 아들에 대한 욕설과 비난은 물론 13. 진중권이 일하는 중대 게시판 털리고.. 14. 기타 디빠들에게 털려서 악플 도배된 일반인 개인 블로그는 셀 수 없이 많음 추가할 거 있으면 계속해서 보완 바람... “
“게다가 사실 관계를 정확히 밝히자면, 불과 경력 2년 여의 영화기자가 역시 심형래에 대한 팬심을 바탕에 깔고 썼던 개인 블로그의 리뷰와, 심지어 애정과 아쉬움을 가득 담은 심형래의 오랜 팬인 어느 웹진의 리뷰어가 쓴 리뷰에조차 제목만 읽고 개난장질을 펼친 '선빵'을 시도한 게 바로 그 불특정 네티즌들, 즉 대중이며, 이 시기는 대충 기자시사회가 있었던 <디워> 개봉일 2주 전 월요일 저녁 즈음을 전후로 한다. 이후 개봉 때까지 인터넷에는 "디워 씹으면 블로그 닫는다"란 말이 돌았다. 저 개난장질의 1차 피해자에는 기자와 리뷰어뿐 아니라 일반 네티즌까지 포함돼 있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도 김영진 말대로 아예 <디워>에 대해 언급조차 안 한 채 '개무시'로 일관하고 있었고 언론 기자들은 마치 짜고친 고스톱인 듯 'cg는 훌륭하나 스토리가 좀...' 정도의 하나같이 조심스러운 평들을 썼으며, 영화잡지들은 그저 별점과 그에 따르는 20자평 정도나 싣고 있었을 뿐이다. 이동진 정도만이 꽤 쎈 비판을 날렸는데, 이동진이 <용가리>가 개봉할 무렵 지금 <디워>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내세웠던 바로 그 논리로 <용가리>를 적극 옹호하고 지지했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완전히 잊혀진지 오래다. (...나는 선빵 중의 선방을 날린 이들의 진짜 정체가 '디워를 열광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그들로 위장한 "대기업에 고용된 일종의 작전세력 + <디워>에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이 아닐까, 란 의심을 살짝 하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이는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 ‘상식’이 통하지 않으니까, 영화 개봉하기 전에 이루어진 그 ‘선빵’이 하도 이해가 안 가서 거대 영화자본 쇼박스의 작전세력이 아닐까 의심까지 간다는 게 노바리님의 지적이다. 이제 이해가 되는가? 여기서 뉴욕펑크의 상황인식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진중권은 뉴욕펑크의 주장대로 일부러 대중의 매를 벌어 자신을 진보적 지식인으로 위치시킨 것이 아니라, 모든 평론가에 대한 대중의 무한한 경멸을 자기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는 탁월한 정치적 기동을 한 거다. 그 기동의 영리함은 두고 두고 칭찬받아야 할 것 같다. 사태에 관심이 없는 많은 이들이 뉴욕펑크의 생각처럼 ‘진중권 이후’만 보고 진중권을 매명의식이 충만한 지식인으로 파악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리고 자칭 ‘B급좌파’ 김규항의 포지셔닝은 얼마나 헛다리를 짚었는지도 알 수 있다. 거대 자본이 손실을 회수하기 위해 일으켰다는 의심이 농후한 논쟁을 “무지한 민중에 대한, 실은 더 무지한 평론가들의 경멸”이라는 틀로 설명하려 들다니. 김규항이 "타인의 취향"을 쓸 때, 쇼박스는 "콧노래 부르며 힘을 더 해 간다." 두 사람 모두 이 사안에 개입하기엔 게으르다. 자료조사는커녕 서핑도 안 했다. 서핑도 안하고 상식 운운해서야 쓰겠는가? <디 워>는 진중권보다 더 열심히 봤을까? 그랬을 것 같지도 않다. 평론을 위해 두 번이나 꼼꼼히 봤다는 진중권과, 두 자식의 반응을 체크하며 영화를 보았던 김규항. 누가 더 영화를 열심히 봤겠는가?
“김규항은 `디워`가 훌륭한 영화가 아니며 심형래의 행태가 바람직한 것도 아니며 대중의 광기는 (당연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후사정을 따졌을 때 이른바 `대중의 광기`는 자신들의 취향을 경멸하는 (잘난?) 평론가들에 대한 반발이 수위를 넘은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By tango 2007/09/06 02:33
영화계에서 투자 좀 한다는 투자사들 치고 심형래 감독과 미팅 한 번 안 해본 투자사는 아마 없을 겁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심 감독의 요청을 거절해왔지만, 어쨌거나 심감독의 뚝심으로 영화는 완성단계에 있었고 투자배급사들은 다시 한 번 심 감독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막판 투자와 배급 때문이었죠. 전화를 피하는 투자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쇼박스는 심 감독을 만나주었습니다. 물론, 똑똑한 쇼박스는 이때쯤 이미 주판알 다 튕기고 전화 받은 겁니다. 쇼박스는 무서운 회사입니다. 쇼박스가 당시로서는 누구나 꺼려하던 이 골치 아픈 작품을, 말 많고 다루기 힘든 심형래 감독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래도 남는 장사라는 명확한 판단이 이미 섰기 때문일 겁니다. 한국영화산업이 극장체인을 소유한 메이져 주도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후발주자였던 쇼박스는 언제나 과감한 승부수를 통해 점유율 1위에 올라선 회사입니다(CJ와 쇼박스는 매년 자신들이 산출한 점유율 자료를 공개하면서 자기들이 1등이라고 주장합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원래 압도적 1위여야 마땅한 CJ가 사실은 늘 밀리는 듯이 보이는 게 실상입니다. 쇼박스는 1000만 영화가 벌써 두 편이잖아요?^^). 후발주자 쇼박스는 어떻게 업계 1위로 올라섰는가? 이를테면, 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해 영화인들은 언제나 몸을 사렸지만(오르면 좋지만 관객 반발이 무서워서 영화인들 스스로 영화관람료 올리자는 소리 잘 못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쇼박스는 걍 해치웁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영화사들과도, 동종 극장업계와도, 문화관광부와도 한 마디 상의 없이 '주말 관람료 8,000원'을 시행해 버렸고, 몇 달 안 가서 CJ와 시네마서비스도 따라했고, 문광부도 그럭저럭 넘어가 주었습니다. 저질러 버림으로써 업계 표준을 재정립하는 과감한 승부수. 이것이 쇼박스의 스타일이라는 걸 보여준 최초의 사례입니다. 두 번 째 사례는 '유료시사회'입니다. 시사회인데 유료라는 이 얄궂은 시도는, 영화계의 '주말개봉' 관행을 완전히 깨뜨려버립니다. <친구>가 대박 터지던 2001년까지 영화계에서는 '주말 개봉'이 관행이었고, 여러 개봉관 중 메인 상영관은 늘 '서울극장'이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 영화계의 눈길은 일제히 서울극장 앞으로 향합니다. 경쟁자인 동시에 나름 끈끈한 동업자들이기도 한 충무로 사람들은 그래서 토요일 마다 서울극장 앞으로 모이곤 했습니다. 어떤 영화가 대박이 터지면 자기 일 아니더라도 쥔장으로부터 밥 얻어먹을 수 있으니 좋고(저도 진짜로 '1만 원 권'이 든 '만원사례'봉투를 <친구> 개봉 날 받았더랬습니다^^), 망하는 꼴 보면 빈말이라도 위로 한 마디 던지고 가는 장소가 바로 서울극장 앞 커피숍이었습니다. CGV로부터 시작된 멀티플렉스가 서서히 힘을 발휘하면서 이런 풍경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때부터, '주말개봉' 관행이 와해되기 시작하고 금요일 저녁 개봉 같은 현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주말 박스오피스에 금요일 저녁 개봉분 정도라도 더 얹으면 세 과시가 되니까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금요일 저녁, 금요일 오후 개봉이 추진되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서울극장 개봉이 지닌 의미는 당연히 흐려지죠. 전날 저녁 CGV 강변에 얼마나 관객이 들었는지 다 아는 처지에 토요일 오전 서울극장에 나가볼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이 때 쇼박스가 한 건 합니다. '유료시사회'라는 명목을 붙여서, 목요일 개봉을 추진해버린 거죠. 금요일 저녁만 해도 어떻게 주말로 봐줄 만 한데,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벙찐 CJ와 시네마서비스는 어떻게 했는가? 조용히 쇼박스를 따라합니다^^. 그 후로 슬슬 수요일 저녁 ‘유료시사회’도 열고 뭐 그럽니다. 세 번 째는 '대대적인 스크린 독과점과 과다한 마케팅비 지출'로 대표되는 '본격적 블록버스터 마케팅'의 시대를 연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 쇼박스에만 손가락질 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걍 '선빵을 가리는' 중입니다^^;;;. 최초의 '1천만 관객 영화'인 <실미도>가 개봉당시 325개관을 확보했고 그것만으로도 논란이 일고 있을 때, 쇼박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개봉하면서 440개 개봉관을 확보, '400개관 개봉' 시대를 엽니다. 2년 후, <괴물>을 배급할 때는 '600개 관 개봉'을 밀어부칩니다. 그래서 CJ나 시네마 서비스가 낫다고 말하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투자배급사가 극장까지 독점하고 있는 이 막돼먹은 한국영화 시장에서 더 나은 놈이 누가 있겠습니까? 똑같은 게임의 법칙 속에서 싸우고 있는 그들은 불과 몇 년 만에 한국영화 시장을 승자독식의 진흙탕시장으로 만들어 놓은 똑 같은 놈들이죠. 다만, 저는 지금 '차마 아서야 할 짓'을 쇼박스가 늘 앞장서서 해왔다는 얘길 하고 있는 겁니다. 극장체인을 쇼유한 메이져 배급사라는 건 정말 악질적인 괴물입니다. 이 괴물은 영화를 완전한 소모성 진열상품으로 전락시킵니다. 일 년에 30편 이상 신작에 투자하는 투자배급사가 극장체인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투자하는 작품 하나하나의 흥행성적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영화를 걸면 극장이 매출의 50%를 가져갑니다. 매점 운영 등을 통한 부가수익도 있죠. 최근엔 극장 매출에서 매점 매출이 영화 티켓 매출을 상회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극장체인을 소유한 투자배급사는 그 영화가 일단 완성되어 극장에 걸리기만 하면 상당한 액수의 투자분을 쉽게 회수 할 수 있겠다는 통빡이 나옵니다. 정작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가 수익을 분배 받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투자배급사가 한 작품에 투자를 결정하는 순간, 1.5%에서 2%의 관리수수료를 총제작비에서 공제받습니다. 배급을 하면 수수료 20%를 뗍니다. 이것들은 모두 '최우선적'으로 공제되는 항목입니다. 영화 제작 총 기간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계산해서 금융비용도 제합니다. 사채업자들의 행태라고 볼 수 있죠. 평소 저는 관리수수료와 금융비용 공제관행이야말로 영화투자가 진정한 '투자'가 아닌 '마이킹'에 해당한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요즘 영화개봉 시 과다한 마케팅비 지출이 자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순제작비 30억짜리 영화에 마케팅비가 보통 15억. 영화가 잘 되거나 사전에 뻥튀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20억도 아깝지 않게 씁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영화를 걸어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위에 열거한 항목들을 '선 공제'한 후에는, 순제작비 보다 먼저 회수하는 항목이 바로 마케팅비이기 때문입니다. 마케팅비는 명목상으로는 투자자와 제작자가 상호 합의해서 규모와 지출내역을 정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사실상 배급사가 전적으로 계획하고 운용하는 것이 통상관례입니다. 투자배급사는 분위기를 띄워야할 필요성이 있거나 반응이 좀 온다 싶으면 아까운 줄 모르고 마케팅비를 지릅니다. 과다하게 지출된 마케팅비가 매출에서 공제되는 만큼, 순제작비 회수는 그 만큼 뒤로 밀리게 되고, 영화가 정말 장사가 잘돼서 위의 여러 항목에 대한 공제가 끝나고, 마케팅비 회수도 끝나고, 순제작비까지 똔똔을 맞추고 나야만 제작자는 가져갈 몫이 생깁니다. 대한민국에서 극장체인을 소유한 메이져 투자배급사는 이런 식으로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대박영화를 내놓은 제작자들도 메이져와의 갑을 관계에서는 꽤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극장에서 내리고 난 후 제작사인 MK픽쳐스는 쇼박스를 고소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습니다. 쇼박스의 정산서에 계상되어있는 마케팅비 액수가 너무나 터무니없었던 거죠. 천하의 강제규, 이은, 심재명 삼각동맹도 결국 쇼박스 앞에서는 칼을 거둡니다. 침 한 번 뱉고, 고소를 접은 겁니다. 아무튼, 요즘 종종 제기되는 '과다 마케팅비 논란'도 쇼박스가 선빵을 질렀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교차상영'도 메가막스와 CGV 두 체인의 골드회원인 제 기억으로는 메가박스 측이 먼저였던 것 같네요(요건 정확한 입증이 필요한 얘깁니다만...^^). 너무 길게 쇼박스 얘기만 한 것 같습니다만, 아무튼 요즘 한국영화시장의 폐해라고 지적되는 현상들을 대체로 이 회사가 시작했다는 거. 그래서 그들은 시장에서 승리했다는 거. 쇼박스의 지난 행태를 알면 한국영화시장의 문제점이 다 보인다는 거. 이것이 요점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디워>를 선택했다는 거. 쿠궁---
잠시 옆길로 샜습니다. 죄송. 어쨌든 쇼박스는 <디워>에 약 100억 이내의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사실 관계 확인이 어렵습니다. 기사 마다 60억에서 100억까지 고무줄입니다). 300억 가량의 제작비 중 1/3 혹은 5/1 정도를 투자하고, 국내배급권과 해외배급권을 챙깁니다. 물론 그 액수만 하더라도 웬만한 국내 블록버스터에 전체 투자하는 규모입니다. 쇼박스는 아마 이런 식으로 주판알을 튕겨 보았을 것입니다. 1)2006년 말 <중천>에 맞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는 확실한 블록버스터 확보.
2006년 상반기는 한국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문제로 열심히 싸우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 외제차 타고 조폭영화나 만들어대는 영화인들을 비난하던 네티즌들은 이미 심형래 감독과 <디워>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를 내비치며 ‘충무로는 스크린쿼터 같은 개소리 하지 말고 심형래 발끝에 때 만큼 이라도 따라가 보라’는 식의 댓글질이 관련 게시판 마다 넘치고 넘쳤습니다. 이미 디빠들은 그 때부터 <디워>의 강림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심형래<-->충무로’식의 대립관계는 그 때 이미 예비 디빠들이 유포시키고 있었습니다(당시 게시판들에서 근거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으나 물리적으로는 심한 노가다라서 걍 넘어갑니다. 필요하다면 제시 가능). 2006년 2월. 스크린쿼터축소저지 투쟁이 한창이었고 게시판 마다 영화인들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도배되던 그 때, 마침 <디워>의 배급계약을 체결한 쇼박스는 이런 동향을 보면서 심형래 감독을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으로 띄워내는 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기분 좋게 웃었을 겁니다. 이때부터 영화 개봉 약 3주 전까지 정확히 1년 간, 쇼박스는 심형래 감독에 대한 철저한 입단속에 들어갑니다. 매체 인터뷰를 최소한으로 제한한겁니다. 그러지 않았으면 심 감독 성격에 수많은 매체에 대고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고, <디워>에 대한 기대감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상황을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신비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심 감독은 이 기간 중 드물게 한 어느 인터뷰에서 “쇼박스의 인터뷰 통제가 심해서 입이 근질거려죽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디워>에 대한 해외시장의 반응, 진척된 포스트프로덕션 작업 성과의 일부 노출, 예상 개봉시점을 넘긴 후로는 ‘도대체 언제 개봉하나’를 중점적 기사거리화 시켜 홍보지속 등. 쇼박스는 개봉전까지 철저한 신비주의 마케팅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개봉 약 3주 전. 쇼박스는 드디어 심 감독의 인터뷰 제한을 풀어줍니다. 물론 해야 할 말과 안해야 할 말을 철저히 숙지시켰을 것이고, 무엇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킬 것인지도 사전 숙지시킨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가 그 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원 없이 내뱉을 수 있도록, 자기 영화의 개봉을 앞둔 영화인 모두가 부러워하는 3대 방송사 메인오락프로그램 싹쓸이 출연일정을 포함한 거의 모든 매체를 대기시켜둔 것도 쇼박스였죠. 네이버 기사 검색 기준으로 8월2일 개봉 전 검색어 ‘<디워>’로 검색한 기사의 수는 1680여 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전인 올해 초. 제가 책임 있는 위치에서 제작에 참여했던, 전작으로 대박을 쳤던 감독이 연출하고 꽤 비중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던 어떤 영화는 개봉 전 기사 개수가 290여 건이더군요. 아주 대중적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 있는 배우와 이름 있는 감독의 작품이었는데도 말이죠(^^;;; 잠시 넋두리였습니다). 방송3사 메인오락프로그램 삭쓸이 출연. 이거 국내 톱스타 두 세 명이 나오는 영화라 해도 쉽지 않은 겁니다. 방송프로그램들 간의 경쟁 때문에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심 감독은 해냅니다. 현재 오락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 MC들의 까마득한 선배이며 지난날의 거성이었다는 점이 여기에는 크게 작용합니다. 이경규의 경우에도 심형래 만큼은 해내지 못했습니다. <복면달호> 개봉할 때, 사실 이경규는 방송출연에 일부러 소극적이었지요. 나중엔 많이 출연했지만, <복면달호>가 영화 자체로 꽤 주목을 받을 시점 즈음에 뒷심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양새였습니다. 대체로 그는 쑥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심 감독은 당당했습니다. 까마득한 후배 MC들 앞에서 꽤 꼰대질까지 섞어가면서, 심형래는 그렇게 약 2,3주 간 한국 오락프로그램들을 평정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에서 본격적인 ‘인간극장 마케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거의 출연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당장 헐리우드를 집어삼킬 것처럼 호기를 부렸고, 그 동안 충무로에서 당한 설움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당당하다는 듯,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듯,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스스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으로 방송출연을 마무리합니다. 그 즈음 본격적으로 네티즌들이 호응하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강림한 <디워>는 오랫동안 한국영화의 새로운 희망에 목말라했던 디빠들을 빠르게 결집시킵니다. ‘쇼박스’가 알바를 동원했다거나 <디워>개봉을 즈음하여 연일 상한가를 쳤던 어느 코스닥 상장사(<디워>에 부분투자한 회사라고 함)의 사이버 작전세력이 네티즌 여론을 주도했다거나 하는 얘기들이 마치 ‘음모론’처럼 회자되기도 했는데, 물론 ‘물적 증거’는 없다는 전제하에, 그런 일이야 뭐 당연히 있을 수도 있는 일들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 개봉할 때 인터넷 알바 동원한다는 게 관행처럼 여겨진 지도 오래됐고, 그런 관행이 영화계의 자정노력으로 없어졌다는 뉴스는 들어본 바 없습니다. 헐리우드 배급사 소니도 몇 년 전 가짜 평론가까지 만들어서 작전을 펼치다가 적발되기도 했는데, 증권가 사이버 게시판에 작전세력이 댓글 알바 동원하는 것도 뭐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처지에, 응당 상상 가능한 정황이지요.
심 감독은 <용가리>와 <디워>를 진행하면서 충무로의 어느 초일류 감독, 제작자, 배우도 따내지 못할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 사람입니다. 그것도 매번 충무로를 좌지우지하는 일류투자배급사로부터 인정받았던 사람입니다. <용가리>때는 충무로에서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많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용가리>는 그 당시 업계 1위였던 시네마서비스의 주요 투자자였으며, 신흥 메이져로 주목받고 있었던 ‘삼부파이낸스 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하고 배급했습니다. 이 회사, 그 당시만 해도 충무로의 신흥재벌이었습니다. 부산의 삼부파이낸스라는 제2금윤권 금융회사를 모 회사로한 이 회사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었고, <쉬리>를 마지막으로 영화사업을 접은 삼성영상사업단의 핵심브레인들을 스카웃 해서 한국영화판의 새로운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한참 키우고 있던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 회장 양재혁씨는 <용가리>의 제작자로 크레딧에 올라있습니다(네이버 영화정보 <용가리> 상세정보란 참조). 1999년 7월 10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에 의하면, <용가리>는 메인투자자인 삼부파이낸스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대한상공회의소까지 직접 나서서 투자유치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충무로 메이져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접 나서서 투자설명회도 하고 유치까지 이뤄낸 영화가 바로 <용가리>인 겁니다. <용가리>는 1999년 9월17일, 대중영화사상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용가리> 개봉 초기, 초반 기대감으로 흥행세를 타는 듯하자 이 영화에 투자했던 산은캐피탈의 주가가 1999년 7월 20일 당시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머니투데이 기사도 있더군요. 산은캐피탈도 당시 ‘주류 충무로’의 든든한 부분투자회사였습니다(지금도 그렇습니다). 1999년 7월 15일자 한국경제신문의 기사에 의하면, <용가리>는 서울에서 20개, 전국 1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 규모면 1999년 당시로는 꽤 큰 규모로 개봉하는 겁니다. 흔히 <용가리>는 충무로로부터 철저히 버려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디워빠들의 댓글 중에는 ‘극장도 <용가리>를 무시해서 시민회관 같은 데서 개봉했다’는 얘기도 있던데, 웃기는 얘기죠. 물론 시민회관 상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아동 영화’들이 흔히 취하는 개봉방식일 뿐입니다. 이미 전국 100개관에서 상영하고, 서울의 ‘시민회관’인 세종문화회관에서도 하는데, 지방 시민회관, 구민회관에서 안 할 이유가 없죠.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면 말이죠. <디워>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시장점유율 1위의 메이져가, 1년 넘게 투자하고 전략적인 마케팅을 수행하고 해외배급선까지 챙겨주었습니다. 어느 모로 봐서 왕따였다는 걸까요? 저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끌어당긴 돈의 규모와 ,어떤 비즈니스 파트너와 손을 잡았느냐는 점에 있어서 심 감독은 충무로의 어느 누구 보다도 유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충무로를 원망하면서 눈물을 보인 그는, 그래서 뭣 모르는 네티즌들에게 ‘가상의 적’을 심어준 그는, 철저한 거짓으로 대중을 속인 것입니다.
사실이 아닌 거짓을 유포해서 심 감독의 악의적 ‘인간극장’ 언론플레이야 말로,
그러니까, 디워빠들의 사이버 집단행동이, 폭주족을 바라보는 기성세대, 중산층의 혐오가
그리고 "김규항이 "타인의 취향"을 쓸 때, 쇼박스는 "콧노래 부르며 힘을 더 해 간다."는 한윤형님의 지적 역시 적확한 핵심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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